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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2004] 사랑의 네 가지 얼굴, 그들의 사랑을 대하는 태도

coloroflotus 2025. 6. 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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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Closer) ★★★★★
네 인물 간 얽히고설킨 감정의 그물망 속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솔직하고 때로는 잔인한 심리전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 글에서는 댄, 앨리스, 애나, 래리 네 사람의 사랑을 대하는 태도를 각자의 인물심리와 극중 대사를 통해, 그들이 보여준 '사랑의 민낯'을 살펴봅니다.

사랑에 대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정말 잘 담아낸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20대 중후반을 달리는 요즘, 지금보면 또 다양한 장면들이 보이고 또 풍부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번 더 봐야지~ 

클로저 등장인물
클로저

줄거리

런던의 도심에서 ‘남자’ 댄(주드 로)은 ‘여자’ 앨리스(나탈리 포트만)를 운명적으로 만납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녀를 병원까지 데려다줬고, 둘은 사랑에 빠집니다. 남자는 신문에 부고기사를 쓰는 작가 지망생. 여자는 뉴욕에서 온 스트립댄서인데요, 댄은 앨리스의 삶을 소재로 소설을 씁니다. 그리고 그 책의 표지사진을 찍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또 다른 여자’ 안나(줄리아 로버츠)를 만나게 됩니다. 댄은 앨리스와는 다른 색다른 면모를 가진 그녀에게 첫눈에 매혹되어버렸죠. 하지만 안나는 ‘또 다른 남자’인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와 결혼한 사이입니다. 서로 이어질 수 없는 관계들 속에서 안나는 댄을, 래리는 앨리스를 사랑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상처받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집니다.

<클로저>는 20대에 볼 때와 30대에 볼 때, 더 차갑게 말하면 연애하며 볼 때와 이혼하고 볼 때, 그리고 바람피우는 시점에 볼 때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 것입니다.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열정이 살아있을 때, 훨씬 더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들게 되면서 어떤 죄책감마저 불타 버리는 경험을 하기도 하는데요. 영화는 감정의 소용돌이 그 자체를 4명의 다른 캐릭터와 시선에서 담아냅니다.

댄: 사랑을 원하는 욕망의 화신

댄은 소설가라는 직업적 특성과 함께 끊임없이 새로운 감정적 자극을 원하는 인물입니다. 앨리스를 사랑하면서도 애나에게 끌리고, 그녀를 차지하려고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그의 사랑은 소유욕과 욕망, 외로움의 혼합체이며, 결국 진정한 사랑을 모른 채 표면만 맴도는 인물입니다. 댄은 끊임없이 타인의 감정을 소비하려 하며,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 없이는 존재 의미를 찾지 못합니다. 그는 앨리스를 잃고서도 마지막에 애나에게 집착하고, 끝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남겨집니다.
“I need to be loved. - 나는 사랑받고싶어.”
댄이라는 인물이 사랑이라는 이름의 허상 속에 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누군가를 사랑한다기보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에 중독된 인물입니다. 아니 근데,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게 아닌가요? 이런 이기적인... 

앨리스: 사랑을 희생으로 감내하는 존재

앨리스는 영화 내내 가장 순수하게 사랑을 주는 인물입니다. 댄과의 첫 만남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점차 자신을 해치는 방향으로 번져갑니다. 그녀는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댄의 불안정한 감정에 휘둘리고, 결국 자신을 지우는 방식으로 이 사랑을 감당하려 합니다. 실제로 앨리스는 자신의 진짜 이름조차 숨긴 채 살아갑니다. 그녀에게 사랑은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위험한 감정이자, 끝없는 희생의 연속입니다.

앨리스는 영화 내내 댄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반복되는 배신과 거짓말 속에서 점점 상처로 변해갔습니다. 댄은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애나에게 끌리고, 결국 앨리스의 감정을 소모품처럼 다뤘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앨리스는 말합니다.
"Where is this ‘love’? I can’t see it, I can’t touch it. - '사랑'이 어디에 있는데?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데."
이 대사는 그녀가 더 이상 댄의 말뿐인 사랑을 믿지 않는다는 선언입니다. 결국 앨리스는 사랑이 아닌 자기 자신을 택하고, 조용히 그를 떠납니다. 이는 단순한 이별이 아닌, 자신의 감정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었습니다.

애나: 감정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

애나는 감정 표현에 서툰 인물입니다. 그녀는 끌림을 느끼면 쉽게 빠져들지만, 그 감정을 끝까지 책임지려 하진 않습니다.
처음에는 댄에게 매력을 느끼고 관계를 시작하지만, 결국 다시 래리에게 돌아갑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사랑 때문이 아니라, 래리와의 관계가 현실적으로 더 안정적이라 느꼈기 때문입니다. 애나는 늘 누군가의 감정에 반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선택을 주도하지 않고, 상대방이 강하게 밀고 들어올 때 따라가는 식이죠. 그녀에게 사랑은 감정보다도 안정과 죄책감, 타인의 시선 같은 요소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래리: 통제와 소유를 사랑으로 착각한 인물

래리는 자기감정에 매우 솔직하지만, 동시에 지배적이고 소유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애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거래, 협박, 폭로 등 매우 공격적입니다. 그에게 사랑은 감정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자신의 영역 안에 두는 일입니다.
“Because I’m a fucking caveman. - 왜냐면 난 원시인과 다름 없으니까.”
그의 사랑이 얼마나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며, 지배적인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는 상대의 감정보다 자신의 자존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상처를 복수로 되갚으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클로저*는 아름다운 음악과 화면 속에 감춰진 사랑의 이면을 치밀하게 드러냅니다. 이 영화의 인물들은 각기 다른 사랑의 방식으로 상대를 대하지만, 공통적으로 그들의 사랑은 진실하지 못하거나 너무 지나칩니다. 당신은 사랑을 할 때, 댄처럼 원하는 것만 좇고 있진 않나요? 앨리스처럼 아픔을 삼키며 조용히 떠나는 쪽은 아닌가요? 혹은 애나처럼 끌림에 쉽게 빠져들지만 책임을 지진 않고 있나요? 래리처럼 상대를 자신의 영역안에 두고싶어할 뿐인가요? 

클로저 영화 포스터
클로저 영화 포스터

"CLOSER" 제목의 의미 분석

1. 사전적 의미

Closer [klóuzər]
명사
1. 더 가까운 사람 (a person who comes closer)
2. (비유적으로) 결말을 맺는 사람, 성사시키는 사람 (예: deal closer)
3. (스포츠 용어) 마무리 투수
4. 관계/대화 등을 끝내는 사람

2. 영화 속에서의 의미

① “가까워진다”는 의미의 아이러니

영화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합니다.
- 댄은 애나에게 가까워지고 싶고,
- 앨리스는 댄과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려 하지만,
- 결국 네 인물 모두 육체적으로는 가까워지지만 정서적으로는 점점 멀어집니다.

즉, closer(더 가까워짐)의 끝은 더 멀어짐을 의미합니다.
이건 사랑에 있어 진심 없이 접근할 때 생기는 ‘감정적 공허’를 상징합니다.

② 관계를 "끝내는 사람"이라는 뜻

"Closer"는 관계를 마무리짓는 사람, 이별을 성사시키는 사람이란 의미도 내포합니다.
- 래리는 애나와 이별하며 고통을 “거래”하듯 정리하고,
- 앨리스는 이름도 버리고 떠남으로써 모든 관계를 스스로 끝냅니다.
- 댄 역시 애나와의 사랑이 무너졌음을 인식하는 순간 진짜 "종결"을 경험하죠.

즉, 그들의 헛된 사랑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관계는 끝으로 향한다는 냉소적 진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③ '진실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의 잔혹함

인물들은 서로에 대해 진실을 끊임없이 묻고, 밝히고, 들춰냅니다.
- "Did you sleep with him?"
- "How many times?"
- "Was it good?"

이 과정에서 그들은 '진실'에 가까워지지만, 그 진실은 사랑을 파괴하는 도구가 됩니다. (그들의 관계는 파괴될지언정,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할수록 그들 스스로를 구하는 길이 아닐까요.)
즉, closer가 될수록 관계는 무너집니다.

3. 결론

"Closer"라는 제목은 다음 세 가지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1. 가까워지려는 욕망 (접근)
2. 관계의 종결자라는 역할 (마무리)
3. 진실을 향한 파괴적 추구 (폭로)

이 세 가지 모두가 사랑과 인간관계의 이면을 드러내며,
결국 “사랑이란 감정은, 가까워지려는 욕망부터 시작해 다른 사람들과의 얽힘과 끝맞침. 그 소용돌이 안에서 진실에 가까워지며 잔혹해지는 순간들” 영화의 핵심 주제들을 함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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