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부딪히고, 성장하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을 영화를 통해 미리 들여다본다면 어떨까요? 오늘 비교해볼 두 작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인턴’은 서로 전혀 다른 세대와 분위기 속에서 직장이라는 무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습니다. 바로, ‘일’이라는 세계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알려준다는 것이죠. 사회초년생부터 경력자, 심지어 은퇴를 앞둔 분들에게도 이 두 영화는 깊은 공감과 성찰을 안겨줍니다. 지금부터, 두 영화를 찬찬히 비교해 보며 내 삶과 연결지어볼까요?
성장: 커리어의 시작과 재도약, 그 다양한 형태들
먼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주인공 앤디 삭스를 떠올려볼까요? 문학을 전공한 평범한 대학 졸업생이었던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패션잡지 런웨이’에 입사하게 됩니다. 그곳은 화려하지만 냉정하고, 기회는 많지만 여유는 없는 곳이었죠. 미란다 프리슬리라는 무서운 상사 아래에서 앤디는 매일매일이 시험과도 같았습니다. 처음엔 자존감도, 스타일도 바닥이었지만, 점차 그녀는 변화합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보려 하고, 단지 ‘생존’이 아닌 ‘성장’을 택한 것이죠. (지금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패션들!
그에 반해 ‘인턴’의 주인공 벤 휘태커는 조금 다른 출발점에 있습니다. 이미 은퇴한 70세의 그가 신생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입사한다는 설정은 현실 같지 않지만, 그 속에서 보여주는 재도약의 가능성은 놀라울 만큼 현실적입니다. 벤은 젊은 직원들과의 거리감을 넘고, 삶의 경험을 통해 조직에 따뜻한 영향을 줍니다. 단지 일만 잘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보는 눈, 기다려주는 여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지혜가 그를 팀의 중심으로 만들어주죠.
현실: 직장 문화 속 갈등, 그 속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현실 직장생활의 극단적인 긴장감과 압박감을 아주 강하게 그려냅니다. 상사인 미란다 프리슬리는 일에 있어선 타협이 없고, 감정도 거의 배제된 상태죠. 그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회사 전체를 휘젓습니다. 앤디는 그런 환경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죠. 친구와의 관계는 틀어지고, 연인과도 멀어지며, 결국에는 '이 일이 나에게 무엇을 남기는가?'라는 질문에 직면합니다.
반면 ‘인턴’은 훨씬 따뜻하고 유연한 시선을 제공합니다. 줄스 오스틴이라는 젊은 여성 CEO는 일에 대한 열정도 있고 재능도 있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부담을 안게 됩니다. 그때 벤이 등장하죠. 그는 서두르지 않고, 판단하지 않으며, 대신 듣고, 공감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해냅니다. 말하자면 ‘조용한 해결사’ 같은 존재랄까요?
충돌: 세대, 가치관, 일의 의미에 대한 끝없는 고민
‘악마는 프라다’에서의 앤디는 직장 상사와 부딪히며 스스로를 지키려 애씁니다. 단순히 일만 잘한다고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며, 자신의 가치관과 회사의 가치관이 일치하지 않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부딪히죠.
‘인턴’의 벤과 줄스는 정반대입니다. 두 사람은 무려 40년 가까운 세대차가 있음에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벤은 줄스에게 ‘일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차근히 알려주고, 줄스는 벤에게서 ‘조직 속에서 진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배웁니다. 나이나 지위와는 상관없이 서로의 방식과 시선을 존중하는 모습은, 요즘 직장에서 가장 필요한 가치 아닐까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인턴’은 직장을 다룬 영화이지만, 그 안엔 단순한 직장 이야기를 넘어서는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앤디는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퇴사를 선택했고, 벤은 일에서 다시 삶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공통적으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기를 선택했죠. 영화를 통해 삶을 배우고, 일이라는 공간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는것도 좋을것같습니다.